단백질은 서열과 구조, 안정성이 서로 달라 같은 조건에서도 발현 양상이 다릅니다. 이번 글에서는 SDS-PAGE와 Western blot에서 관찰되는 대표적인 발현 패턴과 확인할 사항을 정리합니다.
[1] 단백질 발현 확인 실험의 목적
본격적인 정제에 앞서, 선택한 숙주 균주(host strain)에서 타깃 단백질이 충분히 발현되는지 확인합니다. 핵심은 발현량(expression level)과 가용성(solubility)입니다.
분석에 사용하는 시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IPTG(−): IPTG 비유도 대조군 T, Total: 세포 파쇄액 전체 S, Soluble: 원심분리 후 상등액의 가용성 분획 P, Pellet: 원심분리 후 침전물의 불용성 분획
[2] 기본적인 발현 패턴
- 가용성 발현(Soluble expression)

IPTG 유도 후 예상 분자량의 밴드가 증가하고, T와 S에서 뚜렷하게 관찰되는 양상입니다. P에서 적거나 거의 보이지 않는다면 가용성 발현 비율이 높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비변성 조건에서 정제를 진행하기 좋습니다. 다만 가용성으로 발현되었다고 해서 정상적인 접힘이나 활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밴드의 정체와 정제 후 기능을 확인해야 합니다.
- 불용성 발현(Insoluble expression)

타깃 밴드가 주로 P에서 관찰되는 양상입니다. 봉입체(inclusion body) 형성을 의심할 수 있지만, 불완전한 세포 파쇄 등도 확인해야 합니다.
봉입체는 가용화(solubilization)와 재접힘(refolding)을 통해 회수할 수 있으나, 정상 구조와 활성의 회복 여부는 단백질마다 다릅니다. 우선 가용성 발현 조건을 검토하거나, 목적에 따라 재접힘 공정을 선택합니다.
refolding이 되더라도 단백질 본래의 구조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시각도있지만, 실제로 당뇨병 치료제로 사용되는 인슐린 글라진 (Insulin glargine, Abasaglar / Basaglar)과 호중구감소증 예방·치료에 사용되는 필그라스팀 (Filgrastim, G-CSF, Zarzio / Zarxio)의 경우 대장균에서 불용성 발현을 solubilization과 refolding을 통해 실제 상용화한 사례도 있습니다.
- 가용성·불용성 혼합 발현

S와 P 모두에서 타깃 밴드가 관찰되는 양상입니다. 불용성 분획이 있더라도, S에서 필요한 양을 확보할 수 있다면 정제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가용화 단백질만 발현한 단백질에 비해 가용화 단백질이 상대적으로 약간의 불안정한 특성을 가질 수있습니다.
[3] 그 외의 발현 패턴과 해석
- 기저 발현 또는 누출 발현(Basal expression / Leaky expression)

IPTG를 넣지 않은 상태에서도 타깃 단백질이 발현되는 현상입니다. 유도 발현 시스템(inducible expression system)의 억제가 완전하지 않을 때 나타날 수 있습니다.
기저 발현 자체가 실패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타깃 단백질이 숙주에 부담이나 독성을 주면 세포 성장과 이후 발현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외래 단백질이라고 해서 모두 독성을 갖는 것은 아닙니다.
실무 팁: IPTG(−)와 IPTG(+)의 밴드뿐 아니라 균체 성장도 함께 비교합니다. 비유도 시료의 밴드가 실제 타깃인지 확인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참고: 단백질 발현의 주요 장애 요인
- SDS-PAGE에서는 불분명하고 Western blot에서만 검출되는 경우

타깃 단백질의 발현량이 낮거나, 비슷한 크기의 숙주 단백질 밴드에 가려졌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발현되지 않음’보다는 저발현(low expression) 또는 ‘SDS-PAGE에서 명확히 구분되지 않음’으로 표현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사용 가능 여부는 Western blot 신호의 세기만으로 판단하기보다, 정제 후 확보되는 양과 순도를 기준으로 결정합니다.
- Western blot 확인 시 예상 분자량보다 아래에 여러 밴드가 나타나는 경우
단백질 분해(proteolysis / degradation)를 의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불완전한 번역 산물(truncated protein), 서열 오류, 항체의 비특이적 결합도 가능한 원인입니다.
실무 팁: 발현 서열과 ORF를 확인하고, 배양 시간별 시료와 파쇄 직후 시료를 비교합니다. 타깃 특이적 항체를 사용했더라도 하위 밴드만으로 분해를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 예상 분자량의 약 2배·3배 위치에 밴드가 나타나는 경우
이량체(dimer), 삼량체(trimer) 등의 올리고머(oligomer)나 불완전한 변성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실무 팁: DTT 또는 β-mercaptoethanol을 이용한 환원 조건과 비환원 조건을 비교하고, 가열 조건은 별도로 비교합니다. 강한 가열이 오히려 응집을 유발하는 단백질도 있습니다. 또한 SDS가 포함된 비가열 시료도 천연 상태(native state)는 아닙니다.
- Western blot 확인 시 예상 분자량 위아래로 불규칙한 밴드가 나타나는 경우
단백질 분해, 올리고머(oligomer), 응집(aggregation), 불완전한 변성, 비특이적 항체 반응 등이 함께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 패턴만으로 난발현이나 비정상적인 번역을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실무 팁: IPTG 비유도 대조군과 IPTG 유도군을 비교하고, Western blot을 통해 타깃 단백질의 항체나 단백질 태그의 항체의 검출 양상을 비교합니다.
[4] 발현 조건을 바꿔도 개선되지 않는다면
배양 온도, IPTG 농도, 유도 시점과 유도 시간을 조절해도 개선이 적다면 발현 벡터(expression vector), 숙주 균주, 융합 태그(fusion tag), 코돈 사용과 N말단 서열 등 발현 설계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작은 서열 변화도 발현 패턴에 큰 변화를 줄 수 있습니다.
단백질 발현에서는 밴드 하나보다 유도 전후 변화, S/P 분포, 예상 분자량과의 일치 여부를 함께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든 단백질에 같은 해답이 적용되지는 않으므로, 관찰한 패턴을 기록하고 가능한 원인을 하나씩 좁혀가면 좋겠습니다.